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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날의 단편 그 열두번째 - "난 멸치가 싫어!!!!!"


자주 방문하는 "혜영냥"님의 블로그에서 진수성찬을 준비하시는 사진을 봤습니다..
해외라서 한식이 그리운것도 사실.. 뭐 한인촌은 지척이니 한식같은건 돈만있으면 먹을수 있지만..
같은 한국에서도 집 떠나오면 집밥이 먹고 싶은게 한국사람인 만큼.. 저도 그 맘이 계속 드네요.

하여간 오늘 하고싶은 말은 저 진수성찬을 먹고 싶다는 이야기는 아니고..(아니 먹고싶긴하지만.)
다른 이야기입니다. 무엇에 관련된 이야기인지..




바로 이겁니다.. 멸치볶음.... (혜영양님 사진을 무단도용.. 저작권 위반으로 신고될지도?)

어린시절 제가 정말 "싫어" 함을 넘어서 공포감까지 느꼈던 음식이 몇가지 있는데..
바로 "콩국수" "오이" 와 "멸치" 그리고 "굴" "생선종류"입니다. 멸치도 생선에 들어가니까..
큰 틀에서 보면 포함이 되겠네요..(..)

어릴때는 왜그랬는지 몰라도.. 정말 싫어했었어요. 어린 눈에 보이는 멸치가 좀 징그러워서
그랬는지.. 아니면 뭔가 기억이 안나는 트라우마가 있었는지 잘은 모르겠습니다만..

"난 멸치가 싫어" 이 생각은 제가 정확하게 스물여섯 되던 때까지 이어졌습니다. 덕분에 우리집
밥상에 멸치 볶음같은게 오르는 일은 거의 없었고.. 오른다 하더라도 멸치쪽으로 젓가락이 가는
경우가 없었습니다.

정말 작은 새끼멸치를 물엿넣고 볶은건 조금먹었지만.. 그것도 별로.. 좋아하진 않았고..
어느 정도였냐면.. 된장국이나 국수를 끓일때 "시원한 맛"을 위해서 멸치로 육수를 내는데.
만약 제 눈에 멸치로 육수를 내는 장면이 보이는 날엔.. 그렇게 좋아하던 "할머니께서 끓여주시는"
시래기국도 안먹었고.. 국수도 먹는둥 마는둥 했었습니다.
(우스운 일이죠.. 그 상황을 안보면 잘 먹고.. 보면 못먹고..)

어머니께선 "멸치를 많이 먹어야 칼슘이 보충되서 뼈가 튼튼해진다"라시며 저를 나무라셨지만.
"멸치 안먹고 우유먹어도 칼슘은 보충되요!" 하면서 반박을 하곤했죠.
한마디로 소심한 반항이죠..(...)

가장 큰 고난은 바로 "군시절"이었습니다. 군대 갔다오신분은 대부분 아시겠지만 "잔반의 제로화!"
...라는 구호가 있습니다. 즉.. 덜은 반찬과 밥은 남기지 말고.. 다 먹어치워라! 라는거죠.

평상시엔 남겨도 상관은 없었지만 "이번주는 잔반 제로화에 최선을 다한다!" 라는 구호아래 간부가
직접나와서 일일히 잔반을 남기는지 안남기는 검사할때가 가끔씩 있었습니다.
군 급식에 가끔씩 멸치 양념볶음이 나오는 경우가 있었는데.. 그땐 고역이었습니다...

어떻게든 다 먹어야 했기때문이죠.

제가 나왔던 중대는 취사병 고참이 워낙 솜씨가 좋아서.. 기피했던 음식들도 거의 맛있게 먹었는데
(오이 기피증을 여기서 고쳤다능.. 지금도 이 고참이 만든 오이무침이 먹고 싶네요..)

멸치는 이 취사병들이 직접만드는것도 아니고 통조림으로 나온걸 까서 배급하는거였기때문에
집에서 만든 멸치볶음과는 맛이 천지차이였습니다. (한마디로 맛 드럽게 없습니다..)

일병때던가? 한번은 식사를 남기고 남긴 멸치반찬을 몰래 짬통(잔반통)에 버리려고 나왔다가
딱 걸려서.. 그자리에서 한번에 다 먹어야 했습니다.. (..............................)
그땐 정말 "먹는걸로 고문"한다는것을 온몸으로 체험했었죠 ㅜㅜ..
그후에도 저의 군대에서도 못 고친 "멸치 기피증"은 계속 되었습니다.

그런데 작년의 어느날인가 집에 혼자 있는데.. 냉장고를 열어보니.. 먹을만한 반찬은..
"김치" "멸치볶음" "계란" 같은것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김치에 계란 후라이만 해서
먹기도 그렇고 해서 멸치볶음도 같이 꺼냈죠.
(게다가 어릴때 가끔먹었던 새끼멸치도 아니고..어느정도 큰 멸치..)

한참 밥을 먹다가.. 그동안 정말 피했던 멸치반찬이 왜 그리도 맛있어 보였는지....
그래서 젓가락으로 멸치 한두마리를 집고 입안에 쏘옥 넣었습니다.

그런데 고소한게 맛있더라구요.. "멸치가 이렇게 맛있는 거였나?" 하면서 다시 한젓가락...
정신이 들고보니 기껏해놨던 계란후라이는 쳐다보지도 않고 멸치반찬에 밥을 계속 먹고있는
저를 발견했습니다. 결국은 거의 반찬통 내에 있던 멸치 반찬 절반을 먹어치웠습니다.

나중에 저녁늦게 어머니가 들어오시면서 냉장고를 열어보시더니..
"그 많던 멸치볶음은 누가 먹었을까?" 하시면서 고개를 갸우뚱 하시더군요,.
당연한 일이죠.. 집에 있던 사람은 아들내미인데.. 아들내미가 멸치 싫어한다는 사실은
어머니께서 누구보다도 잘 알고 계시니까..
나중에 제가 먹었다는걸 알고는 "나이가 들면 입맛변한다는거 맞네?" 하시더군요.

그후엔 제가 멸치볶음이 먹고 싶다고 조를 정도로 좋아하고 잘 먹습니다. (..쓰다듬 쓰다듬)
단.. 아직도 해물찜이나 해물탕에 들어간 멸치는 못먹습니다. (해물을 그닥 안좋아해서리.)
새우,문어,장어초밥, 롤같은건 잘먹었지만.. 초밥은 그동안 못먹다가 요새 적응을 했습니다.

몸이 땡기면 자동적으로 싫어하던 음식을 말려도 먹는다 라고 하는데..

몸이 멸치를 갈구했나봅니다. 칼슘이 부족했나..???
지금 생각하면 왜 지금까지 멸치를 잘 못먹었을까? 라는 의문도 계속들기도 하고..
그런데.. 아직도 "콩국수" "굴" "생선종류(고등어나 오징어종류 제외~)"는 잘 못먹습니다.

이상한건 중국에 와서 처음엔 따뜻한 더우장(콩국)에 곁들인 여우티아오 (밀가루 튀김)은
잘먹고 가게에서 파는 따뜻한 더우장도 가끔 사먹는데 어째서 콩국수는 잘 안먹히지???
라는 의문점이 들기도 합니다. 이건 한 서른 넘어가야 해결 될려나?

결론은.. 몸이 가는대로 반찬도 먹힌다라는거죠.. 편식은 나이먹으면 해결됩니다..(퍽퍽!)

뭐 이렇다는 걸 알려드리고 저는 이만 물러갑니다.

by FrontierJ | 2009/05/31 21:01 | 일상 / 넋두리 | 트랙백 | 덧글(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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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코코볼 at 2009/05/31 21:32
나이가 먹으면서 된장이 싫어지는 저는 어떡하죠... ㅠㅠ
Commented by FrontierJ at 2009/05/31 21:37
쌈장을 된장대신 드시면 됩니다..(퍽!)
Commented by 혜영양 at 2009/05/31 22:21
저런 알흠다(?)운 추억이 있으셨군요. (먼달)
Commented by FrontierJ at 2009/06/01 07:55
아름다운.....일까요 아니면 끔찍한 일까요 ㅜㅜ..
Commented by AtRin at 2009/05/31 23:54
나이들면 진짜 입맛이 변하더군요 -_-
좋아하던게 싫어지기도 하고
진짜 싫어하던게 좋아지기도 하고..
Commented by FrontierJ at 2009/06/01 07:55
나이가 들면 바뀌나 봅니다..( :
Commented by 리씨 at 2009/06/01 01:18
흐음... 정말 어렸을때는 편식이 누구나 심했던것 같아요...
멸치는 잘 먹었지만, 아는 어떤 분은 멸치랑 눈 마두치는게 싫다고(이,이상한 분은 아닌데;;) 안 먹더라구요;;ㅎㅎㅎㅎㅎ
Commented by FrontierJ at 2009/06/01 07:56
오오.. 저랑비슷한분이 또..!
Commented by 휴여이 at 2009/06/01 02:39
'나이가 드셔서' 입맛이 변하셨군요. ㅋ
저는 언제쯤 야채를 먹을 수 있을까요... 요즘은 볶음밥이나 카레의 야채는 먹는 편이지만
아직도 파나 고추, 마늘 등의 향이 강한 것들은 못 먹겠어요 ;ㅅ;

그런데 편식이 심한 저도 콩국수, 오이, 멸치, 굴은 먹었더랬습니다 'ㅁ';
이제 멸치 잘 드신다니 저도 쓰다듬 쓰다듬 (...퍽!)
Commented by FrontierJ at 2009/06/01 11:58
쓰다듬 감사합니다.. 여성분께 받으니 기분이 날아갈듯 하네요..(...)
파, 고추, 마늘은 정말 좋아하는 야채중 하나예요 ^^;
다만 아직은 콩국수, 굴은 못먹죠.. ㅡㅡ..

그런데.. 야채를 잘 안드시고도 균형(?)이 잡혀 있으시군요..
Commented by 玄月夜 at 2009/06/01 18:14
펴....편식이라.......
전 그닥 잘 가리지는 않는데, 그.. 회가. 회가........ 전 아직 회를 못먹습니다.

누구나 편식하는 것 하나둘은 있는거죠. 예, 당연합겁니다.
Commented by FrontierJ at 2009/06/01 18:25
저도 초밥이나 롤 제외하고 회 못먹어요... 낙지나 오징어정도는 먹습니다만.
Commented by DearJ at 2009/06/02 18:49
저도 멸치가 싫어요!! ...라기 보담 생선이 싫어요!!
정확하게는 머리까지 올라오는 요리재료가 싫은거랄까요.

먹어야겠다 싶어서 쳐다보면 동글동글 눈알이 절 보고 있어요.
나 먹을거야?



......흑 ㅠ
Commented by FrontierJ at 2009/06/02 21:13
저는 생선 머리도 싫지만 생선도 싫어요.. ㅡㅡ;
Commented by 무념무상 at 2009/06/03 23:57
저런...
저도 예전에 집이 좀 궁할 때 질리게 먹어본 반찬 중 하나가 멸치였죠.(..)

그 덕에 지금은 그닥 안 끌리네요.
가끔은 먹지만..
Commented by FrontierJ at 2009/06/06 20:18
으음... 집이 궁할때 자주 드시다니 ㅡㅡ..
Commented by PirSy★ at 2009/06/04 23:36
입맛이 완전히 변한건 아니지만... 기호가 달라지긴 하더군요...ㅎ
역시 나이들면 입맛이 변하긴하는구나 몸소 느낍니다..
Commented by FrontierJ at 2009/06/06 20:18
저도 많이 느낍니다.. ㅎㅎ
Commented by 따뜻한겨울 at 2009/06/09 07:55
전 중학교때까지 피자를 느끼해서 못먹다가 고딩되서 한 2조각정도 먹고 이제는 절반정도는 먹네요

그냥 입맛이라는게 점점 변해가더군요

좋아하던게 어느새 그다지 별로가 되고

싫어했던것도 어느새 좋아하게 되구요
Commented by FrontierJ at 2009/06/09 08:59
전 햄을 싫어하다가 중학교때서부터 먹었던 기억이 납니다. 입맛이 변하기는 하는가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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